2023-07-30
Credits: 서상현 (조사 분석 및 글쓰기), 강성훈 (논의 및 초안 포함 글쓰기), 김준기 (논의 및 글쓰기)
Disclaimer: 본 정리 자료는 공개된 논문, 언론 보도 등을 기반으로 파악한 내용과 이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을 추정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제 LK-99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조만간 다른 연구자들의 교차검증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며, 성공 여부와 관계 없이 이러한 노력들이 앞으로 더 나은 연구개발 성과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조사 및 논의를 진행한 인원은 물리학 및 초전도체 관련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학계나 논문 출판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있는 일반인들입니다.
For English readers: This article is only available in Korean due to the severe time constraint. Any third-party translation would be appreciated, but meanwhile you can use machine translators like [DeepL](https://www.deepl.com/) to get some idea.
## 서론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상온 상압 초전도체 개발을 주장하는 LK-99 물질의 합성법과 이를 분석한 논문들을 살펴보고자 함. 갑자기 화제가 되면서 논문도 여러 개가 나오고 언론 인터뷰나 학회 발표 등이 마구 뒤섞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 궁금증에 비해 정보의 혼선을 겪고 있는 바, 공개된 정보들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에 대한 최선의 설명을 시도하였음.
본 정리글은 과학적 분석이 아니며, LK-99라는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것 같은 물질의 발표 뒤에 숨어있는 역사적 맥락을 파악하기 위한 참고 목적으로 작성하였음. 특히, 추후 추가적인 교차검증이나 연구그룹의 발표·논문 등으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거나 이 글에서 정리한 내용과 다른 부분들이 드러날 수 있음.
## 초전도체
### 초전도체(superconductor)가 무엇인가?
초전도체는 특정한 성질을 만족하는 물질을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며 (이 사항이 뒤에서 아주 중요해진다) 다음 세 성질이 만족됨을 초전도체의 주요 성질로 꼽음. 현재까지 발견 또는 개발된 초전도체들은 온도, 압력, 통전 전류를 축으로 하여 아래 성질들을 만족하는 구간이 있는데 이를 "초전도 돔(superconducting dome)"이라고 표현함.
1. 전기적 성질: 임계 온도 및 전류 밀도 아래에서 전기 저항이 0 (= 전압도 0)
2. 자기적 성질: 물질이 일정 크기 이하의 자기 선속을 "밀어 내는" 효과 (마이스너 효과)
3. 화학적 성질: 초전도체일 시점과 그렇지 않은 시점 사이에 상전이가 일어남 (= 상전이로 인한 열용량의 변화가 관측됨)
### 초전도체의 간추린 역사
* 1911년 초전도체 발견 (191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 1957년 BCS 이론 발표 (197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 오늘날 1종 초전도체라 부르는 물질의 이론적 토대
* 1986년 "고온" 초전도체 발견 (198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 "고온"은 상대적인 용어로, 일반적으로 값싼 액체 질소로 사용 가능하면(임계 온도 $T_c > 80~\mathrm{K}$) 고온이라고 함
* 2003년 고온 초전도체를 포함하는 2종 초전도체의 이론이 노벨 물리학상 수상
* 2019년 고압 (거의) 상온(250 K) 초전도체 발견
* 2020년 고압 진짜 상온(288 K) 초전도체를 발견했다는 주장 (Ranga P. Dias 연구팀) → 2023년 철회
현재 알려진 모든 초전도체는 낮은 온도가 필요하거나 아주 높은 기압이 필요함. 위키백과의 [Timeline of Superconductivity from 1900 to 2015](https://en.wikipedia.org/wiki/File:Timeline_of_Superconductivity_from_1900_to_2015.svg)를 보라.
개발 역사는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온도에서, 더 낮은 압력에서 작동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한(값싼 재료 및 공정) 물질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촛점을 맞추고 있음. 특히 온도가 중요하게 취급되는 이유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해 전력 손실을 없애고 발열을 제거하더라도 작동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지속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갈 경우 경제성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임.
### 상온 상압 초전도체가 왜 중요한가
만에 하나 상온 상압을 포함해 충분히 넓은 조건에서 동작하면서, 물성이 좋고 적절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는 초전도체가 상용화된다면? 전기적 성질에 따라 저항이 0, 즉 전류는 통하는데 저항으로 인한 손실이 없는 전선이 탄생함. 특히, 열로 빠져나가는 전력 손실(줄 발열)은 전류의 제곱에 비례해서 전류가 높아질수록 손실이 큰 문제가 되는데, 저항이 0이면 발열을 신경 쓸 필요가 없음. 그 결과 강한 전류 및 자기장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지속 운영 시 엄청난 비용 절감과 효율, 성능을 달성할 수 있음.
초전도체가 MRI에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게 그 이유. MRI는 강한 자기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에 걸맞는 강한 전류가 흘러야 하는데, 열로 녹아 내리지 않으면서 이를 버틸 만한 물질이 초전도체 뿐인 것. 토카막과 같은 자기장 가둠 방식의 핵융합 발전이나 대륙 스케일의 송전망 구축, 자기부상열차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음.
### 상용화의 어려움
이 모든 내용은 어디까지나 후세에 돌아 봤을 때의 얘기고, 오늘 당장 이러한 물질이 발견 또는 개발되더라도 그 파급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임. 일례로 고온 초전도체가 발견된지 30년이 넘었으나 아직 MRI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음.
LK-99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위 조건을 당장 만족하지 못함은 분명함(전류를 1 A만 흘려도 초전도성이 사라진다고 알려졌음). 또한 실험실 제법이 아닌 대량생산이 가능한 생산공정의 개발은 그 자체로도 훨씬 어려운 일이며, 구부릴 수 있는 전선이나 필름 등 다양한 형태의 개발이 이루어져야 실제 산업적으로 활용이 가능해짐.
## 사람들
### 최동식 (1943~2017)
고려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 LK-99의 시작점에 존재하는 인물. 듣자하니 고려대 화학과의 중추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더라. (확인 필요)
1986년 고온 초전도체 발견에 자극을 받아 상온 초전도체를 가능케 하는 이론 연구에 매달린 것으로 보임.
1993년 Inter-atomic Superconducting Band (ISB) 이론을 제시. 받아들여지지 않음. 당시 반응은 [매일경제 1994-09-09 기사](https://www.mk.co.kr/news/economy/1346936)를 참고할 것.
1994년 해당 이론을 포함한 논문들과 에세이(?)를 엮은 [초전도혁명의 이론적 체계](https://kupress.com/books/3248/)라는 책을 펴냄. "실행될 전망이 너무나 확실한 초전도혁명이 인류에게 미칠 영향과 의미"를 고민하였다 함. 내용은... 음...
이후 ISB 이론의 증명을 위해 지속적으로 후보 물질을 개발했고, LK-99도 이 중 하나. 1999년에 발견해서 LK-99.
> 덤:
>
> 고온 초전도체가 당시 학자들에 미친 영향을 보면 현재 LK-99에 대한 관심을 이해할 수 있음. 1986년에 발견되기 이전에 주류 이론은 BCS 이론에 따라 30 K 이상의 임계 온도가 불가능하다는 것. BCS 이론을 따르지 않는 (임계 온도가 2종으로 나뉘는) 2종 초전도체가 알려져 있긴 했지만 깊이 연구되지 않았음.
>
> 그래서 IBM 연구자들이 임계 온도가 35 K인 고온 초전도체를 발견했을 때 즉각적인 반응은 없었음. 근데 몇 달 뒤에 재현이 성공하고 임계 온도가 더 올라가자, 그제서야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난리를 치며 재현 및 개선에 매달림.
>
> 얼마나 난리가 났냐면 다음해 3월에 미국 물리학회(APS)가 긴급 세션을 편성했더니 2천명이 몰려들었고 무려 51개의 그룹이 발표했다고 함. 위키백과에 [Woodstock of physics](https://en.wikipedia.org/wiki/Woodstock_of_physics)라는 문서까지 있음. 당시의 광풍에 대해서는 20주년에 씌어진 [뉴욕 타임스 2007-03-06 기사](
https://www.nytimes.com/2007/03/06/science/06supe.html)를 보라.
### 이석배, 김지훈 (LK)
이석배: 고려대 비전임 교수 → 동국대 겸임교수 → 퀀텀에너지연구소 CEO
김지훈: 고려대 대학원생 → 아이셀텍 연구소장 → 퀀텀에너지연구소 연구소장
[김지훈의 LinkedIn](https://www.linkedin.com/in/ji-hoon-kim-03508b80)
이들은 문제의 LK-99를 처음 만든 사람들이자 세 논문 모두에서 1/2저자. LK-99는 이 시점에서 가능성은 있지만 (후술) 정확히 초전도성이 증명되지 않은 상태였음. 결과적으로 당사자들이 모두 학계를 떠난 뒤로 연구는 답보 상태가 됨.
이석배는 테뉴어를 받지 못한 모양으로, 동국대에서는 전산학(?!)을 가르쳤다 함. 김지훈은 배터리 연구에 투신하였고, [아이셀텍](http://icelltech.com/)이 세계 보청기용 배터리 산업의 강자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함.
2017년 최동식 사망. ISB 이론 및 LK-99의 가능성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 후속 연구를 부탁하는 유언을 남김. (해당 논문들의 Acknowledgements에서 확인 가능)
정황상 당시 연구실 구성원들이 펀딩을 한 것으로 보임. 감사의 말에 나오는 투자자들이 화학과 유관해 보이는 걸 빼면 다른 공통점이 없어서, 이게 주요 연결 고리가 아닐까 싶음.
2017년부터 이 펀딩을 바탕으로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상온 상압 초전도체 개발을 시작. 펀딩이라고 하긴 했는데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실험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며, 논문들을 보면 시료의 측정 관련하여 추가 참여한 권영완 및 김현탁의 기여가 크게 보인다.
### 권영완
고려대 및 KIST 연구교수, 퀀텀에너지연구소 CTO (~2023년 초)
권영완은 퀀텀에너지연구소에 처음부터 있던 사람은 아니고, 합동 연구 과정에서 참여하게 됨.
논문 1에 따르면 권영완의 연구 주제가 LK-99의 자성 특성과 관련성을 보였고, 이에 따라 권영완의 도움을 받아 LK-99도 비슷한 방법으로 EPR 분광법으로 관측하려 하였음.
해당 논문들이 2019년에 한국연구재단 및 고려대의 지원을 받았다 되어 있는데, 논문 3으로부터 파악하면 이 지원은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이 과정에서 필요했던 기초과학연구소의 초전도 양자 간섭 장치(SQUID)의 사용 시간을 받은 것으로 보임.
권영완은 [MML 2023](https://www.mml2023.org/) 발표에도 참여했는데 (2023-07-28), 이는 원래 준비된 것은 아니었으며 LK-99 소식이 알려진 후 주최측(고려대...)이 급하게 마지막 발표 뒤에 끼워 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프리젠테이션도 회사 펀딩 용으로 만든 것을 재사용한 것 같고, 영어 발표가 힘들다고 통역을 요청했고(...) 시료도 가져 오긴 했지만 실험 장비가 없어서 시연은 못 했다는데...
###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퀀텀에너지연구소 소속
논문 1이 게재된 한국결정성장학회의 설립자(...)
### 김현탁
ETRI MIT창의연구센터장 → 윌리엄 & 메리 칼리지 연구교수 (2022~)
논문 3의 글쓰기를 담당함
김현탁은 저자들 중에서 학계에 가장 잘 알려진 인물. [구글 스콜라 프로필](https://scholar.google.com/citations?user=_P8mux4AAAAJ)을 구경해 보자. h-index가 45...
겉으로 보기에는 권영완과 비슷하게 나중에 참여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 과정이 기가 막힘.
김현탁은 2004년에 금속-절연체 전이(MIT; Metal-Insulator Transition)에 대한 새 이론을 제시하였는데 당시에는 인정받지 못함. 근데 2007년에 구체적인 실험과 함께 돌아와서 이론을 증명해 버렸고 현재는 인정받고 있음. 김현탁이 센터장으로 있던 MIT창의연구센터의 "MIT"도 이 의미이다. (맥락에 따라 MIT를 IMT로 순서를 바꿔서 쓰는 경우도 있음)
순서는 불분명하나 LK-99와 관련하여 유사한 위치에 있는 것이 BR-BCS 이론임 (2021년 발표). BR-BCS 이론은 그 자체로는 인정받는 BR 이론과 BCS 이론을 합쳐서 하나의 이론으로 만든 것인데 당연히 서로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이론을 엮어 놓았으니 바로 인정을 받을 리가 없음.
김현탁은 예전에 MIT에서 했던 것처럼 LK-99를 BR-BCS 이론의 증명을 위해 쓰려고 하는 듯함. 2007년에는 사이언스에 냈으니 이번엔 네이처에...? 스케줄 대로라면 2024년에... ETRI를 그만둔 것도 시기상 BR-BCS를 연구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함.
## 논문들
### 논문 1: 상온상압 초전도체(LK-99) 개발을 위한 고찰
한국결정성장학회지 33(2) 61-70, 2023-03-31 접수
https://doi.org/10.6111/JKCGCT.2023.33.2.061
최동식, 이석배 및 김지훈을 포함한 원 개발자의 의견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논문으로 보임. 물론 그만큼 난잡하고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며, 논문이라기보다는 10년치 일기(...)에 가까움. 이런 논문이 아무리 IF 0.25(...)라지만 저널에 게재될 수 있었던 것은 오근호 교수의 역할이 컸을 듯...
(오근호 교수는 2021년에도 동 저널에 초전도체에 대한 소고를 게재했으나, 온라인으로 찾을 수 없음)
**LK-99의 개발 비화 (p. 65)**
LK-99가 1999년 당시 주목을 받았던 이유를 Fig. 3에서 알 수 있음. 논문에 따르면 우연히 특정 샘플의 자화율이 300~350 K 사이에서 임계 온도로 보이는 특이성을 보였고, 이를 재현하려고 시도한 결과 2개의 샘플에서 유사한 결과를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고 함.
그러나 수율이 너무 낮고 순도도 낮아 당시에는 구조조차 연구하지 못하였고, 2017년 이후 추가 시도 끝에 수율을 크게 올리는 제조 공정을 확립하여 연구가 가능했다는 내용.
이후 공개된 영상에서 시료가 절반만 둥둥 뜨는 것 때문에 큰 논란이 있었는데, LK-99가 진짜로 초전도체라면 수율은 몰라도 순도를 올리는 과정이 여전히 어렵다고 추정할 수 있다.
> 덤:
>
> 이렇게 확립된 제조 공정은 타 연구자들이 갸우뚱할 만한 내용인데, 본래 최초 샘플은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 [라나카이트](https://en.wikipedia.org/wiki/Lanarkite)와 인화구리를 배합한 것에 불과하였으나, 확립된 내용에서도 이 사항이 변하진 않았고 단지 라나카이트와 인화구리를 상용 시료가 아니라 직접 만드는 것이 다르다. (저자들은 이를 위한 상세한 프로토콜을 공개하였다.) 이로부터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은,
>
> * 라나카이트와 인화구리를 만드는 특정한 과정이 분자 구조에 영향을 줘서 초전도성을 유도할 가능성
> * 시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특정 불순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
>
> 또한 납이 기존에 초전도체의 재료로 선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의문을 불러 일으키는데, 이는 납이 부적합하다는 "이론"이 일찍이 정립되었기에 납을 사용한 초전도체 탐색이 지지부진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최동식의 이론 (p. 64)**
최동식의 주장은 초전도체는 일종의 액체이며 따라서 일반 액체에 대한 이론이 유사하게 적용될 거란 것. 구체적으로 초전도체의 열용량 특성은 통계물리학적으로 [Lambda point](https://en.wikipedia.org/wiki/Lambda_point)와 같은 것인데, 이러한 이론이 정립된 시점이 BCS 이론이 정립된 이후라서 이 가능성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
이런 이론적인 주장을 토대로 최동식은 임계 온도를 높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탐색했고, 그 결과로 제시된 가능성이 이른바 1차원 금속, 즉 한 축으로만 금속처럼 행동하는 물질이었음. 주장에 따르면 이렇게 제한된 자유도가 임계 온도를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후 전개는 다르지만, 논문 2/3의 이론도 기본적으로 1차원 금속에 대한 시각은 유사한 듯)
p. 68에서는 이 이론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국제 저널에 발표할 예정"이라 썼으나 아직 출판되진 않음.
**측정된 특성 (pp. 67-68)**
전기적(Fig. 6), 자기적(Fig. 7/8), 화학적(Fig. 9) 성질을 모두 보임. 임계 온도 $T_c = 370~\mathrm{K}$. 임계 온도가 이후에 발표된 400 K보다 낮은 것은 이 연구가 시간적으로 좀 더 이전이기 때문으로 보임.
특징적으로 다른 논문들에서는 누락된 열용량 그래프가 여기에는 있음.
**오근호의 이론 (p. 68)**
측정된 특성을 두고 가볍게(?) 이론에 대한 논의가 등장.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최동식의 이론 말고도 apatite 구조이기 때문에 1차원 금속이며... 어쩌구 같은 소리가 나오는데, 이는 참고 문헌에도 있는 오근호의 이론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임.
### 논문 2: The First Room-Temperature Ambient-Pressure Superconductor
https://arxiv.org/abs/2307.12008 (v1 2023-07-22)
후술하지만 권영완이 연구 그룹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올린 논문. 저자도 주 개발자 2명을 제외하면 권영완만 들어 있고 나머지는 Acknowledgements에 밀어 넣은 구조.
**권영완의 이론**
전체적인 내용은 큰 차이가 없으나, 이 논문에서는 이론적인 이유로 초전도 양자 우물(SQW)을 들고 있음. 다른 논문과 전혀 상관 없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이 내용은 권영완의 독자적인 연구로 보임.
다른 논문에서도 구리 이온의 도핑으로 인한 부피의 감소를 언급하고는 있는데, 이 논문에서는 아예 대놓고 부피의 감소"가" 초전도를 유도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이 부분 또한 권영완의 독자적인 이론으로 보임.
**목표 저널**
인터뷰 내용과 대조해 볼 때 이 논문이 네이처에 내려고 했던 것(이거나 그 이후 버전)일 가능성이 높음. 네이처는 다른 저널 대비 무조건 Supplementary Materials 분리를 요구하며, 네이처를 목표로 하는 논문은 다른 논문과 구조에 차이가 있어 알 수 있음.
비슷한 이유로 논문 3은 APL Materials에 내려고 했던 논문으로 볼 수 있음.
### 논문 3: Superconductor $\mathrm{Pb_{10-x}Cu_{x}(PO_{4})_{6}O}$ showing levitation at room temperature and atmospheric pressure and mechanism
https://arxiv.org/abs/2307.12037 (v1 2023-07-22)
권영완만 "빼고" 나머지 저자들이 모두 포함된, 아마도 연구 그룹 전체의 총의에 가까운 논문. 이 논문의 전체적인 작성은 크레딧에 따르면 김현탁이 담당했으며 그만큼 가장 상태가 좋다(...).
그러나 김현탁이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 이 논문을 원래 이 시점에 발표하려 하진 않았으며, 내용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데 논문 2 때문에 미리 발표하게 된 것으로 보임. 하루 안에 정리를 해서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탓에 "오류! 책갈피가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가 들어갔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경천동지할 논문에 책갈피가 정의되지 않는 사태가 발생할 리가...
**김현탁의 이론 (section III)**
앞에서 언급한 대로 이 논문도 다른 논문과 또 다른 이론을 들고 왔음. BR-BCS에 대한 논의는 김현탁에 대한 논의를 참고할 것.
**저자별 기여**
"original draft"라는 것이 언급되는데 논문 1로 추정된다. 이석배 및 오근호로 표시되어 있는 걸 볼 수 있다.
## 중간 정리
2023년 한 해에 겉보기에 같은 주제를 다루는 3개의 논문이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이 완전히 판이함. LK-99의 제법이나 초전도체처럼 보이는 특성에 대한 논의는 비슷한데 (세부적으로는 또 다름), 그 이론이 서로 따로 놀고 있으며 심지어 작성자가 자기 이론을 끼워 넣으려는 현상이 보이고 있다.
LK-99가 실제로 상압 상온 초전도체라는 전제 하에 이 이론들 중 어느 하나라도 맞을 가능성은 적음. 김현탁이 이전에 비슷한 업적을 이루었기 때문에 확률이 조금 더 높을 뿐, 보통 기존 이론에 반하는 발견을 한 그룹이 이론적 설명을 바로 할 수 있는 경우가 더 드물다.
추측되는 이유로는, 연구 그룹이 그간 후보 물질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시점까지 이론을 연구해서 함께 발표하려고 했다는 것. 인터뷰에서 언급되지만 본래 최동식의 유훈은 상압 상온 초전도체 발견 뿐만 아니라 이론 정립이었으므로 LK-99를 발표하긴 했는데 최동식의 이론이 정립되기 전에 다른 데서 이론을 정립하면 곤란할 것이다. 권영완과 김현탁의 참여도 이런 조건을 수락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후보여서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점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사실이 논문 1에만 있는 열용량 그래프의 존재이다. 해당 열용량 그래프는 통상적인 초전도체의 열용량 그래프와 거시적으로는 같지만 다소 차이가 있는데, 논문 2와 3의 입장에서는 해당 그래프를 들면 초전도체가 아니지 않느냐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화학적 성질을 만족하지 못하므로). 그러나 논문 1의 입장에서는 해당 그래프가 곧 최동식의 이론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이므로 당연히 뺄 이유가 없는 것이며, 오히려 초전도체에서 화학적 성질이 필수가 아니라는 논거가 되는 것이다.
## 인터뷰들
### 김현탁 (New Scientist, 2023-07-26)
https://www.newscientist.com/article/2384782-room-temperature-superconductor-breakthrough-met-with-scepticism/
논문 발표 이후 첫 인터뷰. 김현탁이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잘 알려져 있으므로 당연한 선택.
1. 논문 2는 연구 그룹의 동의 없이 올라갔으며 문제가 많이 있다.
2. 김현탁은 피어 리뷰되는 저널에 논문이 발표된 이후에 LK-99의 재현 및 실험에 도움을 줄 용의가 있다. (단, 발표 이전에는 그럴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 이석배 (조선비즈, 2023-07-27)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3/07/27/CYOH5RGWHVDGDAJSJDW5S4SKXE/
한국 언론과의 첫 인터뷰. 다른 인터뷰와는 달리 직접 취재진과 "만났다"고 함.
3. 2020년에 네이처에 논문을 냈는데 Dias 건 때문에 거절했음.
4. 다른 전문 학술지에 먼저 게재할 것을 요구하여, 국내 전문가의 검증을 받고 arXiv에 올림.
5. APL Materials에 논문을 제출한 상태.
6. 해외 연구자와의 협업 제의가 여럿 있다.
참고로 3/4/5에서 올린/제출한 논문이 논문 1/2/3에 대응하는지의 여부는 설명하지 않았다. 논문 형식 등의 정황 상 그러겠거니 할 뿐.
### 이석배 (연합뉴스, 2023-07-28)
https://www.yna.co.kr/view/AKR20230728146700017
똑같은 인물이 이번에는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 앞선 인터뷰 내용과 미묘하게 다른 점이 주목할 점.
7. 논문 2는 연구 그룹의 동의 없이 올라갔으며 삭제 요청을 했음.
8. 권영완은 4개월 전(2023-03?)에 회사 이사직을 내려놓았고 이제는 관계가 없다. (학교와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함)
7은 김현탁의 인터뷰 내용 1과 같은 말이지만, 4와는 다른 말이라는 것이 중요함. 정황을 볼 때 1과 7이 진실이고, 4는 연구 그룹이 문제가 없다는 어필을 위해 둘러서 말한 것으로 보인다.
8이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특히 MML 2023에 발표하러 간 사람이 권영완인 상태에서), 적어도 사내에서 권영완과 나머지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이 있거나 어떤 내부 사정으로 다른 길을 가는 상황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음.
### Condensed Matter Theory Center (2023-07-29)
https://twitter.com/condensed_the/status/1684960318718406656
> [...] reliable sources tell us that the authors are willing/eager to share their LK-99 samples with serious experimental groups
> "믿을 만한 출처에 따르면 저자들이 진지한 실험 그룹에게 LK-99 샘플을 공유할 의사 및 열의가 있다 합니다"
직접적인 인터뷰는 아니지만 연구 그룹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트윗. "믿을 만한 출처"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정황상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에 협업을 요청한 연구자들일 듯. (MIT 측 연구자들이 요청했다는 루머가 있었다.)
전후 맥락 및 2를 보면 이들은 본래 조용히 이것 저것 다 한 다음에 한 번에 공표를 하려고 했다. 공표한 뒤에 돕는 건 전혀 문제가 없지만 그 전에는 뒷통수를 맞고 싶지 않았던 것 같은데, 더 이상 숨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전향적으로 협업을 하려고 하는 모양.
## 결론
현재까지 정리한 내용과 과거 유사 사례들로 보았을 때, LK-99가 상온 상압 초전도체일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며 충분한 교차검증 전에는 어떤 판단도 할 수 없음. 급격히 화제가 되었다는 사실과 베일에 싸여 있었던 민간 기업의 발표라는 점, 공개한 논문들의 작성 품질 문제로 인해 LK-99가 하늘에서 갑자기 툭 떨어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완벽한 비전문가들의 일회성 작품으로 보일 수 있음. 다만, 전후 맥락을 볼 때 이들은 비주류 의견을 가지긴 했어도 오랜 기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점이나 오히려 해당 비주류 의견을 증명하기 위해 LK-99를 개발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상황을 당분간 지켜 볼 가치는 있음.